2024.01.13(화)
아르떼레터 Vol.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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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르떼레터 구독자 여러분😊
이번 레터에서는 다가오는 금요일 시작되는 음하영 작가의 개인전 《MY LITTLE》을 맞이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평소 음하영 작가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텐데요, 레터를 통해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어도 걱정마세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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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동화 <피터팬>에 등장하는 팅커벨을 떠올렸을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금발의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요정을 떠올리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원작에서 팅커벨은 뚜렷한 형체가 없는 불빛으로 묘사되었다고 해요. 미디어의 영향 아래 팅커벨의 이미지가 고정되어 버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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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영 작가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파고듭니다. 작가는 '우리의 상상력이 미디어의 영향 아래 제한되어 버리지는 않았나, 이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나만의 메시지를 담을 수는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회화로 풀어내죠. 미디어가 보여주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 음하영(b.1980)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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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영을 대표하는 키워드
1. 텍스트(text)
음하영의 회화에는 '글로 쓰여진 의미'인 텍스트들이 등장합니다. 작가에 의해 선택된 텍스트들은 애니메이션 <피터팬>, 유아용 블록, 스팸 메일, 뉴스 등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던 것들입니다.
2. 피터팬(Peter Pan)
작가의 작업에 인용되는 텍스트 중 많은 부분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터팬>에 나오는 것들입니다. 영국 작가 제임스 메튜 배리가 쓴 소설 <피터팬>을 각색해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원작과 많은 차이가 있지만, 네버랜드에 사는 피터팬은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이라는 설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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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I,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30x162cm, 2022-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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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영 작가는 애니메이션 <피터팬>, 유아용 블록, 스팸 메일, 뉴스 등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텍스트 중 자신의 기억과 정서를 건드리는 것들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이미지를 그려냅니다.
이때 이미지는 텍스트가 의미하는 내용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에 있는 작품 <DUI>에는 스팸 메일의 문구 "THIS MESSAGE WAS SENT FROM A TRUSTED SENDER"가 써져있지만 이와 관련이 없는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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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Landscape,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72.7x60.6cm,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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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의 대사 중 하나인 "Oh, well, uh... I'll show you."와 등장인물인 웬디의 이름도 마찬가지로 음하영의 작업에서는 조금 다른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의 특징은 텍스트의 의미와 이미지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려는 우리의 무의식적인 시도를 방해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미디어의 영향 아래 상상력이 제한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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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y's Room,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62x139cm,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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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너무 많은 미디어 속 이미지가 혼란스럽지만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혜택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고, 억지로 제한하기보다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갖는 비슷한 한계 속에서 나는 이를 어떻게 나만의 메시지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미디어에서 영향받은 스팸메일 문구, <피터팬>의 대사와 등장인물 이름 등을 등장시키지만, 텍스트를 보고 곧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지 않고, 텍스트를 보는 대상으로 변모시키는 음하영의 방식은 미디어가 보여주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한 작가 고유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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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45.4x97cm, 2023 |
Starlight,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16.8x72.7cm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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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구사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는 '어린아이처럼 그리기'가 있습니다.👶 그의 작업은 어린아이가 규칙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처럼 보입니다.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도 제도권 미술에 저항하기 위해 기존 지식의 영향을 받지 않은 아동화와 유사한 그림을 그렸는데요. 음하영은 미디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유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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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GONNA LOVE,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16.8x72.7cm,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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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영의 작업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려낸 부분 위에 물감을 덧칠해 지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아이처럼 그리는 행위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자유롭게 그리는 도중 무의식에서 표출된 이미지, 즉 미디어의 영향 아래 완성된 이미지를 지우는 의식적인 행위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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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R,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45.5x112cm, 2022-2024 |
MY BUTTON WORKS, 캔버스에 아크릴, 크레용, 색연필, 130.3x97cm, 2020-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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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그리고 의식적으로 지우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그림은 "그림을 놀이로 생각하고 즐기며 손으로 물감을 주물러 그려내는 행동, 탈 규칙적인 표현들은 제게 흥미로운 동경과 관찰의 대상이었지요. (...) 저는 어른과 어린아이들의 중간 그 어디인가에 존재할 만한 스타일을 갖고 싶었어요."라는 그의 말에 설득력을 더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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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와 이미지로 이루어진 작업을 선보이는 음하영은 자신의 정서와 기억을 건드리는 텍스트를 선택한 후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린다.
- 그의 작업에서 텍스트의 의미는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기에, 텍스트의 조형성에 집중하게 하며 텍스트를 읽는 대상에서 보는 대상으로 변모시킨다.
- 미디어가 보여주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음하영은 미디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어린아이처럼 자유로운 화풍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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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영 작가의 개인전 《MY LITTLE》이 2월 16일부터 3월 12일까지 아르떼케이에서 진행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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