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발자국을 남기며

더 나아가 작가는 유한한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우리에게서 순례자(Pilgrim)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삶에 대한 태도가 녹아 있는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임승현의 작업에는 다양한 동식물과 인물이 등장합니다. 반려견과 반려묘, 농사를 지으며 길렀던 식물과 만났던 동물을 모티브로 그려진 동식물 사이에는 아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어른처럼 보이기도 하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물은 작가의 작업을 대표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 자신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상징하는 인물들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우리 내면에 자리하던 있는 동심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몽환적인 색감도 꿈과 이상,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는 한지에 스며든 과슈 물감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색을 덧칠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표현됩니다. 붓질이 고유한 흔적으로 겹겹이 쌓이고 어우러져 따뜻한 색이 표출되는 것인데요,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의 두께와 재질에 따라 여러 안료가 스며드는 현상에 매력을 느껴 즐겨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농사와 관련된 작품이 많은데요, 여기에는 5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작업을 진행했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그림처럼 한 장면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장면이 그려질 것 같냐는 질문에 작가는 '엉터리 농사꾼'이 떠오른다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전 삶이 늘 미숙하고 콤플렉스도 많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차분히 기다려주면 가끔은 아주 잘생긴 열매를 키워내기도 합니다. 완벽할 수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계속 가꾸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라고 말이죠.